팔당 상수원 수질개선 방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김정욱

팔당 상수원의 수질 추세

수도권 주민들이 상수원으로 이용하는 팔당댐은 1973년에 완공되었다. 나는 1970년에 군복무를 마친 후에 설계사무소에 근무를 하면서 이 팔당댐의 여수로 설계에 약간 관여를 하였는데 그때 우리가 한 말이 좋은 물을 보려면 팔당에 가보라고 했었다. 빼어난 경치에다가 물이 얼마나 깨끗하고 맛이 좋았던지 우리는 수정같이 맑은 호수가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을 했었다. 그 당시에 나는 호수의 수질 현상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서 흘러들어오는 물이 그대로 호수에 모이는 것으로 단순하게 생각을 했었다. 당시에 팔당 인근에는 농사도 많이 지었고 냄새나는 인분을 비료로 썼지만 이것이 물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돌아와서 70년대 말에 수질조사를 다니느라고 찾아본 팔당호은 전혀 그전에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물을 떠느라고 두레박을 담그면 두레박이 보이지 않고 배를 젓느라고 노를 담그면 노 끝이 보이지 않았다. 소양호는 나를 더욱 실망시켰다. 기암절벽을 따라 굽이굽이 흐르던 소양강의 그 아름답던 절경이 사라지고 호안은 나무가 죽어 시뻘건 흙이 드러났고 물은 흙탕으로 불그스럼하지 않으면 녹조로 푸르스럼하고 탁했다. 그러나 우리가 보통 수질을 측정할 때 쓰는 BOD니 COD니 하는 지표로 따져보면 그래도 소양호니 충주니(충주댐 짓기 전) 팔당이 다들 1급수에 해당하는 수질들이었다. 당시는 하수처리장이 없던 때라 수도권의 지천들에서는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하고 한강하류의 수질은 지독히 나빴다. 그러나 필당 상류의 수질은 다들 1급수에 해당했었다.

수질은 그 후 급속하게 나빠지기 시작하여 1991년에는 낙동강에 페놀오염 사고가 일어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는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임기 중에 마시는 물 만큼은 안전하게 마실 수 있도록 해주겠다면서 맑은 물 대책을 여러 번 발표했고 지금까지 30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었다고 한다. 결과로 많은 하천들이 눈에 띄게 맑아졌다. 새까맣고 썩은 냄새가 진동하던 안양천, 중랑천, 다 놀랍게 수질이 개선되었다. 환경부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국평균 하천의 수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을 잘 확인할 수 있다.

▲ 전국평균하천수질추세 (환경부 통계자료): 맑은 물 대책에 30조원 이상을 투자한 결과 우리나라 하천의 수질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국민들이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호수의 수질이 개선된 예는 우리나라에서 하나도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계속 나빠지는 추세다.

대청호의 수질추세 안동호의 수질추세

COD: mg/lCOD: mg/l

충주호의 수질추세 소양호의 수질추세

COD: mg/l COD: mg/l

남한강 강천수질추이

BOD: mg/l

팔당호의 수질 추이 COD: mg/l

▲ 우리나라 호수의 수질 추이(환경부 통계자료): 모두가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팔당호의 수질을 보면 팔당으로 유입되는 남한강의 수질은 개선되고 있는데 팔당의 수질은 악화되고 있다.

팔당호의 COD가 4 mg/l 가까이 올라가고 있는데 전에는 이런 물이 3급수에 해당했었는데 작년에 들어서 수질환경기준을 바꾸어 2급수라고 부르고 있다. 3급수의 물은 보편적인 처리방법으로는 식수에 적합한 물을 만들기 어려워서 특별히 고도처리를 해야 하는데 그래서 상수원수로 적합하다고 보기가 어렵다. 호수에서는 BOD를 환경기준으로 삼고 있지 않는데 그 이유는 호수에서 번성하는 조류에 기인하는 유기물은 독성을 띠는 물질도 있고 BOD로 잘 측정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환경부는 항상 연평균 수질을 가지고 환경기준과 비교하는데 우리는 수돗물을 연평균해서 마시지 않는다. 매일매일 마신다. 그래서 매일매일의 수질이 환경기준에 적합해야 한다. 일본은 우리와 달리 매일매일의 수질이 기준에 적합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어서 기준 수치는 우리와 비슷한 것 같으나 실제 내용은 우리보다 훨씬 엄격하다. 팔당의 월평균 수질자료를 보면 수질이 아래와 같이 시간에 따른 변동이 심하다. 일평균은 더욱 심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 팔당호의 월평균 COD(mg/l) 변화추이 (환경부 통계자료)

여름에 큰비만 오면 식수원 댐들은 흙탕물에다가 쓰레기로 뒤덮히고 흙탕물이 좀 가라앉는다 싶으면 녹조가 번져나간다. 그러나 연평균수질 자료는 이런 사실들은 알려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수돗물을 안심하는 그냥 마시는 사람은 서울시장님을 비롯하여 1% 밖에 안 된다.

▲ 홍수 후 식수원댐의 쓰레기 (팔당댐, 남강댐, 소양댐). 자료: 물포럼코리아 최충식

▲ 식수원댐의 녹조. 자료: 물포럼코리아 최충식

팔당 상수원 오염의 원인

강은 갈수록 깨끗해지고 있는데 강물을 받아들이는 호수는 오염이 갈수록 더 심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강과 호수는 근본적으로 수질을 결정하는 요인이 다르다.

첫째 강의 수질은, 비가 와서 길바닥의 온갖 더러운 것들과 흙탕물이 흘러와도 하루 이틀 지나면 다시 깨끗해진다. 그리고 이런 흙탕물이 흐를 때 수질은 평균수질에 반영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호수는 비가 씻어오는 오염물질이 오랜 기간 머문다. 소양호는 2006년 여름에 한번 큰 비가 오자 200일 이상 흙탕물이었고 이 흙탕물이 줄어들면서 시퍼런 녹조가 나타나 오랜 기간 계속되었었다. 팔당호만 하더라도 큰 비가 오면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쌓이고 이로 인한 탁수가 수개월간 계속되는 것은 예사이다. 그래서 환경기초시설을 많이 지어 점오염원의 오염을 줄이면 평상시 배출되는 오염이 줄어 당연히 강의 수질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호수의 수질은 환경기초시설로 인한 개선효과보다는 큰 비가 한두 번 올 때에 씻겨 들어온 오염이 큰 영향을 미친다. 비가 도시지역의 땅바닥을 씻어가는 오염은 생활하수보다도 오염이 훨씬 더 심한 경우가 많다. 도시지역에서 빗물이 흘러간 토구는 수채 구멍 같고 길바닥을 치운 눈더미가 석탄더미 같이 시커먼 것을 보면 이 오염이 얼마나 심한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 비가 오고 난 뒤에 강에서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즉 도시, 산업단지, 관광위락단지, 골프장, 도로 등 개발사업을 많이 벌이고 있어서 비에 씻기는 오염원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이로 인하여 호수의 오염이 심해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하수처리장을 많이 지었다지만, 이 하수처리장들도 비만 오면 늘어난 용량을 처리하지 못해 그냥 강으로 흘려보낸다.

둘째, 강의 수질은 큰 비가 오면 바닥의 오염을 다 쓸어가 버리지만 호수는 비에 씻긴 오염이 바닥에 퇴적되고 축적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누적되어 계속 악화되어 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흐르는 물에서는 조류가 제대로 성장을 못하지만 고인 물에서는 조류들이 번성하여 죽어서 가라앉아 바닥에서 썩고, 썩으면서 오염물질이 다시 용출되어 오염을 가중시킨다. 시화호를 막았을 때에 그 오염이 당장 나타난 것이 아니고 3년이 지나도록 계속 증가하여 결국은 방조제를 터야 했었다. 낙동강 하구 둑도 막은 지 4년이 지나자 오염도가 3,4배 계속 증가하여 둑의 수문을 수시로 열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던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물그릇을 키우면 물그릇 키운 만큼 오염이 줄어든다고 홍보물을 돌리고 있는데, 국민을 바보로 알고 하는 소리이다. 낙둥강 하구둑 앞에 함안댐을 막으면 함안댐 물은 하구둑 물처럼 썩게 되는 것이고 영산강 하구둑 앞에 죽산댐을 막으면 죽산댐 물은 영산호처럼 썩은 냄새가 나게 될 것이다.

▲ 도시의 땅바닥을 씻어가는 우수 유출수는 오염이 심하다. 빗물이 흘러간 토구가 수채 같고 길바닥을 치은 눈 더미는 석탄 더미 같다. 비가 오면 이런 오염이 호수에 축적되어 오염을 가중시킨다.

여기서 댐과 보에 대해서 한마디 해야겠는데, 나는 ‘보’를 ‘댐’이라고 말했다 해서 내 말이 방송에 나가지 못한 적도 있다. 한자로는 작은 저수지를 보(洑)라 하고 영어로는 댐(dam)이라고 하고 우리말로는 둑이라고 한다. 영어에서는 비버가 만든 작은 웅덩이도 다 댐이라고 한다. 국제대형댐 위원회의 정의에 의하면 수위가 5미터 이상 되는 댐 중에 저수량이 3백만 톤 이상 되는 것을 대형댐이라고 한다. 4대강사업에서 만드는 16개의 댐들은 저류량이 가장 작은 금남댐이 380만톤이고 가장 큰 함안 댐은 1억2700만톤에 이른다. 저류량으로는 다 대형댐 규모이나 금남댐 만이 높이가 5미터가 안되어서 대형댐 반열에 못들고 다른 15개가 다 대형댐이다.

또 한 가지 들 수 있는 것은, 댐에서는 물을 정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래가 없거나 거의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대구 하류의 낙동강 물보다 물금의 물이 더 깨끗하고 충주의 물보다 여주의 물이 더 깨끗한 이유는 얕은 강에서 모래가 물을 정화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상수처리 공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공정이 바로 모래여과이다.

정부는 팔당 상수원의 수질을 1급수로 끌어올리기 위하여 수변구역을 지정하여 관리하고 오염총량제를 시행하여 수질을 개선하고 규제지역주민들을 지원하겠다고 물이용부담금을 거두어 갔는데, 그 동안에 아무 성과도 거둔 것이 없이 수질은 더 나빠지고 있다.

경기도는 최근에 들어 물이용부담금을 이용하여 팔당지역에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하면서 수질오염을 처리할 능력이 있다는 핑계로 위락시설을 포함한 많은 시설들을 팔당 지역에 막 건설하고 있다. 곧 물이용부담금이 상수원보호구역에서 고통 받는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거나 수질을 개선하는데 쓰인 것이 아니라 개발업자들에게 돌아간 셈이다. 또 수질환경보전법 상의 특정수질유해물질에서 구리를 제외하도록 법을 고쳐가면서 까지 하이닉스 공장 증설을 허용하였다. 환경기초시설을 지으면 이들 오염원에서 하수관을 통해서 유입되는 오염은 잘 처리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가 올 때 이들 개발지를 씻어 내리면서 하수관을 거치지 않는 비점오염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큰 비가 올 때에는 하․폐수도 하수관에서 월류를 하여 처리 되지 않은 채 그냥 강으로 흘러든다.

4대강사업이 팔당 상수원에 미칠 영향

그리고 4대강 사업이 팔당의 수질을 크게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으로 강변에 농지를 철거 한 후에 정부가 그 곳에 계획하고 있는 것은 자전거 도로를 포함하여 위락단지 혹은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강 주변의 주민들 중에 4대강 사업을 환영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주민들에게 관광지나 위락단지로 개발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어넣어 주어 땅 값이 막 오르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 마스터 플랜에는 ‘한강연결 지상보행녹도’를 만든다고 되어 있는데 호안에 큰 선착장이 있고 강변에는 빌딩들이 들어차 있으며 강에는 요트들이 떠 있다. 그리고 경기도에서 제시한 팔당지역의 개발계획안을 보면 야외공연장, 피크닉장, 운동마당, 전시장, 자연학습장, 테마식물원, 진입광장, 수변쉼터, photo zone 등 위락시설들이 요란하게 꽉 들어차 있다. 이런 그림들을 보면 땅값이 안 오를 수가 없을 것이다.

▲ ‘한강연결지상보행녹도’ : 4대강 살리기 마스터 플랜에 제시된 한강변 개발 모습

출처: 국토해양부, 4대강 마스터 플랜, 2009

▲ 경기도에서 제시한 팔당지역 개발계획안: 농지를 철거하는 대신에 진입광장, 야외공연장, 피크닉장, 테마식물원, 자연학습장, 생태운동마당, 생태교육장, 전시장, 관찰데크, photo zone 등 요란한 위락단지 개발안을 내놓았다.

이런 관광지는 농지보다도 오염이 훨씬 더 심하다. 환경부에서 발간한 팔당유역의 오염원 현황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김원재 등, 2008), 팔당상수원의 오염원은 골프장, 숙박시설, 식품접객업소, 산업폐수 및 축산폐수 등에 의해 발생하는데 비점오염원 중에서 가장 큰 오염원은 관광지라고 지목하였다. 이는 당연한 결과이다. 사람이 많이 방문하는 지역은 불투수층 면적이 많고 땅이 굳어 우수 유출량이 많고 오염도도 농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강변에 습지가 잘 보존되어 있으면 비점오염원의 오염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는 수도 없이 많다. 이러한 원리에 입각하여 현재 강변 500 미터 구간은 수변습지로 지정하여 토지이용에 제한을 하고 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을 진행하면서 강변에 체육시설과 문화시설들을 계획하고 있고 또 그 동안 어렵게 만든 ‘수변구역제도’를 폐지하고 강변 2km까지도 개발할 수 있도록 ‘친수구역특별법’ 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는데 이것이 또한 수질오염을 엄청나게 더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팔당의 오염을 가중시키는 정책들을 펴고 있으면서 조상대대로 수질에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농사지어온 농민들을 오염의 주범으로 몰아서 내쫓고 있다. 이는 형평에도 크게 어긋나고 인륜을 저버리는 일이다.

지금 정부가 하천구역의 농업이 팔당 오염의 주범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드는 가장 중요한 자료는 2009년에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연구한 「한강수계 하천구역내 경작지 현황파악 및 수체에 미치는 영향 조사(1)」이다. 이 연구에서는 5차례에 걸쳐 비가 올 때에 팔당의 농지에서 씻겨 내려온 오염을 조사를 했는데, 논 유출수의 평균 BOD가 2 ppm, 비닐하우스 2.8 ppm, 노지 밭 7.9 ppm 이었다. 우리나라 환경법 상에는 배출허용기준이 BOD 30~120 ppm 이고 하수종말처리장의 방류수 기준이 BOD 10~30 ppm이다. 농지와 정부가 농지를 철거하고 개발하고자 하는 사업과의 차이는 쉽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농지에서는 평상시에는 오염배출이 하나도 없는데 비하여 개발하는 시설들은 항상 이런 오염을 배출한다. 그리고 비가 오면 논에서는 1b급수, 비닐하우스에서는 2급수의 물이 흘러나가는데 개발시설들에서는 처리장이 넘쳐서 처리도 못하고 흘려보낼 가능성이 크고, 뿐만 아니라 개발지의 땅바닥을 씻어가는 오염은 농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오염이 심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수질개선 방향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사람이 전 인구의 1% 정도 밖에 안 되는 현실에서 상수원 수질을 1급수로 올리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연평균 수질이 아니라 매일매일의 수질이 1급수가 되도록 개선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식량자급률이 25% 밖에 안 되는 나라가 다른 오염원을 막 만들어내면서 농업을 주범으로 몰아 쫓아내는 짓을 해서는 안 된다. 식량안보는 물안보보다 더 중요하다.

상수원수의 수질을 개선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호수의 수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비점오염원을 관리하는 것이고, 비점오염원을 관리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토지이용을 관리하는 것이다. 비가 땅바닥을 씻어가는 오염을 줄일 뿐만 아니라 강으로 흘러들기 전에 최대한 여과가 되도록 토지이용을 관리해야 한다. 특히 강으로 흘러들기 직전의 수변구역이 잘 보존되어야 하고 비가 토양으로 많이 흡수되도록 불투수 면적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1급수가 될 수 있도록 애초에 약속한대로 총량규제를 해야 한다. 그래서 4대강 사업은 전면 취소되고 친수구역특별법도 무효화 되어야 한다.

지금 정부는 ‘강을 살린다’면서 강의 하류에다가 큰 토목공사를 벌이고 있는데, 가당치 않은 말이다. 오히려 하천 상류의 소유역과 농촌 마을의 수질개질을 개선하는 ‘도랑 살리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들 유역이 수계의 배경 수질을 결정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 소유역 단위의 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서는 보다 큰 유역의 물 관리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이들 상류의 소유역을 흐르는 마을의 도랑들은 많은 곳이 쓰레기를 버리고 태우는 곳으로 전락해 있고 그 상류에서는 축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 하천 상류 마을의 물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마을의 하수를 생태학적으로 처리하는 방법도 강구되어야 하겠지만 근본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생태학적으로 올바른 토지이용을 추구해야 한다. 생태학적으로 무리한 축산과 화학농법이 우리가 앞으로 풀어야 할 어려운 과제들이다. 유럽의 선진국들은 유역의 영양물질 수지를 평가하여 축산활동을 생태학적으로 무리가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농경지의 유출수도 하천에 유입되기 전에 유수지 같은 데 모아서 에너지나 인력이 과히 들지 않게 자연적인 공법을 활용하여 처리하고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수변구역을 확보해 두어야만 가능하다. 하천 상류의 도랑들을 살리지 못하고서는 근본적으로 제대로 된 물 관리를 할 수가 없다.

하수처리장들은 비가 올 때 초기 우수유출수를 저장했다가 처리할 수 있도록 시설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 하수처리율이 80%를 넘어 일본의 70%를 훨씬 앞질렀으나 물은 우리가 훨씬 더 더럽다. 일본은 어디서나 수돗물을 그냥 다 마신다. 이유는 일본은 대부분의 하수처리 예산을 하수관정비에 쏟았는데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하수관은 놔두고 처리장만 지었기 때문에 하수가 하수처리장에 제대로 들어가지를 않기 때문이다. 하수관 정비를 잘해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는 규제중심으로 상수원지역을 관리해 왔는데 앞으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물이용부담금은 주민들이 받은 피해에 대한 보상이라는 소극적인 의미가 아니라 수질개선 서비스에 대한 보상이라는 개념으로 바뀌어서 주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수질개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물이용부담금을 걷어서 환경기초시설 만들고 환경시설 만들었다고 개발을 허용하면 결과적으로 혜택은 오히려 개발업자들에게 돌아가고 물은 더 오염이 된다. 농약사용을 줄인다든지, 농법을 개량하여 오염배출을 줄이든지, 친환경 마을계획을 세워 오염을 줄이든지 하면 수질 개선 성과에 따라 보상을 하면 주민들은 스스로 신이 나서 수질개선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런 수질개선에는 어차피 정부의 큰 예산이 들어간다. 쓰리기를 버리는 행위에 대해서 벌로서 처벌할 것이 아니라 농산촌 주민들에게 쓰레기를 치우는데 인센티브를 주면 주민들은 자기 쓰레기뿐만 아니라 쓰레기라 하면 보이는 쪽쪽 치우게 될 것이다. 이런 쓰레기를 치우는 데에도 어차피 정부의 예산이 들어간다.

지속가능한 물관리 체계 구축

물은 하늘이 만민에게 골고루 내리는 은혜이다. 그래서 물은 온 국민이 골고루 공평하게 나누어 써야지 누구도 독점해서는 안 된다. 물은 만민이 다 공평하게 권리를 주장하고 또 의무를 감당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물은 정부뿐만 아니라, 유역의 모든 주민들과 기업들이 다 같이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인 거버넌스를 갖추어야 한다. 4대강 사업에서는 이런 거버넌스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그리고 강은 수질, 수량, 홍수, 가뭄, 토지이용, 물이용, 재난, 생태 등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고 모두 다 연관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 강을 살리기 위해서는 물관리 행정체제가 통합되고 일원화 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수량은 국토해양부, 수질은 환경부, 그리고 농수산부, 행안부 등 여러 부처가 다 물 관리에 손을 대고 있는데다가 또 물 관리에 역행하는 정책을 다른 부처에서 시행하더라도 이것을 제대로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이런 문제는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어느 정도는 다 겪고 있는 문제이기는 하다. 통합일원화가 되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어느 누구도 기존에 가지고 있던 권한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추세는 환경부가 물관리를 주관하는 방향으로 통합되어 가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가 이렇게 물관리를 일원화했고 미국도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비록 일원화가 되지 않았지만 많은 주에서 통합 물관리를 하고 있다. 일원화가 꼭 되지는 않았다 할지라도 대부분의 선진국들에서는 환경정책이 다른 정책보다 우선순위가 앞선다. 예를 들자면 모든 토지이용계획이나 개발사업은 수질관리 목표에 합당한 범위에서만 승인이 된다.

홍수관리도 마찬가지이다. 치수업무는 국토해양부가 방재업무는 소방방재청으로 이원화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소방방재청은 정부의 다른 부처에 비하여 서열이 뒤떨어지기 때문에 다른 부처들이 벌이는 홍수피해를 조장하는 사업들을 거의 통제할 수가 없다. 자연재난을 관리하기 위한 정책이 우선순위가 앞서야 하고 지자체에 대한 지휘 감독 권한도 강화되어야 한다.

통합 물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모든 관련 부서들을 총괄 할 수 있는 물관리 기구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이 기구에서는 수량, 수질, 토지이용, 하천 생태 등 모든 물관련 업무를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물관리 정책이 다른 정책보다 우선순위에 있어야 이런 통합관리가 가능하다. 그리고 관리 대상도 유역의 지표수, 지하수, 습지, 상수도, 하수도, 바다를 끼고 있을 경우에는 해수까지도 다 포함되어야 한다. 유역의 오염원관리를 위해서는 총량규제가 실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물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법 제도를 비롯한 인문.사회적인 요소와 물 관련 기술도 다 연계하여 관리하여야 한다. 이런 모든 업무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전문지식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미국의 뉴저지 주도 통합적인 물 관리를 하는 주 중의 하나인데 총량규제를 통하여 토지이용까지도 규제하고 있다.

미국의 뉴저지 주는 면적이 경기도만하고 인구도 그만한데 모든 하천구간에 목표수질을 정해놓고 그에 따라 토지이용을 규제하고 모든 배출업소들에게 각각 오염배출량을 엄격하게 할당한다. 이것이 총량규제이다. 이런 일을 하기 위하여 뉴저지 환경청에 7천 명이 일을 하는데 다들 고급인력들이다. 우리나라 같이 공부를 많이 한 젊은이들한테 이런 일자리를 만들어 줘야지 공사판에 내몰아서 되겠는가? 그것도 공사판에 가보니 장비들 일자리만 있고 사람 일자리는 없더라. 미국에서 가장 힘 있는 부서가 환경청이다. 국토해양부는 건설이 주전공인데 환경부를 제켜놓고 자기가 나서서 강을 살리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다. 이스라엘은 갈릴리 호수가 오염되면 모든 물이 다 끝장이다. 유역의 모든 계획은 호수의 수량과 수질을 지키기 위한 목표 아래 결정된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이 농업용수까지 보태서 170 리터 밖에 쓸 수 가 없기 때문에 모든 개발계획은 그 태두리 안에서 이루어진다. 우리 국토해양부는 우리 국민 1인당 농업용수를 빼고도 하루 650 리터를 써야 한다고 계획을 세워 놓았다. 이스라엘은 그 물을 쓰고서도 식량 자급자족을 하고 남아서 수출을 하고 갈릴리 호수 물은 깨끗하고 우리 같은 그런 건설공사 안 벌이고도 우리보다 더 잘 산다. 이스라엘은 식량 자급자족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겨서 일단 농업을 국가존립의 기반으로 두고 물관리를 한다. 우리가 무슨 물 타령을 할 처지가 아니다. 그리고 힘없는 농민들이나 못 살게 굴어서 쓰겠는가? 캐나다나 오스트리아 같은 나라는 수돗물은 그냥 아무 처리도 안하고 바로 가정으로 공급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있어서, 상수원 보호구역 내의 모든 행위가 엄격히 제한된다. 대신에 이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에 대해서는 다 보상을 한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은 지금까지 수십 년간 우리나라가 추진해오던 모든 물정책을 완전히 뒤집어엎어 버리고 있다. 그리고 정부가 벌이고 있는 여러 가지 개발 사업들과 또 앞으로 하겠다고 세우고 있는 계획안으로는 결코 팔당 상수원의 수질을 개선할 수가 없다.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된 강은 원래 모습으로 복원하고 날치기로 통과시킨 친수구역특별법도 무효화하고 정도로 나가야 한다.